보이스피싱 전달책 합의 얼마나 해야하나요

보이스피싱 전달책 합의 얼마나 해야 하나요

 

제가 대출을 받으려다가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보이스피싱 전달책으로 체포되었습니다. 다행히 대출을 받으려던 정황을 알고 불구속으로 조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셨는데 저도 속아서 한 거라 정말 억울합니다.

 

서류심사로 일했고 피해금은 1억 정도입니다. 수당은 500만 원 정도 받았고요, 여기에 제가 수당 말고도 그날 사용한 식대나 유류비, 숙박비등 사용한 금액들을 빼면 한 300만 원 정도 됩니다. 피해자를 만나 전화를 받으면 피해자가 전화가 끝나고 돈 주고 전 무통장 입금하는 식입니다. 제가 서류를 주고 이름을 속인다거나 이런 게 전혀 없어서 공문서 위조나 보이스피싱 이런 범죄 같은 건 정말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평범한 구인공고를 저에게 보내주었고, 전 그거를 하게 된 것뿐이에요. 대출 알아보다가요..

합의는 전액을 다 보기엔 너무 어렵습니다. 일해서 갚겠다고 하면 판사님이 화내실까요? 제가 곧 재판일이 잡힐 것 같거든요. 혹시 추후에 갚겠다는 식으로 합의는 안 되나요? 구속되면 사실 더 갚기도 어렵고, 대출받은 거 연체도 붙고.. 집행유예 받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요? 진짜 너무 힘드네요..

 

안녕하세요. 변호사 최염입니다.

 

보이스피싱 합의에 대한 글은 잘 읽어보았습니다. 현재로서는 피해금액이 1억 정도인데 구속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난 선처를 받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은 이 정도 피해금액일 경우 구속되어 재판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귀하의 편의를 어느 정도 봐주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금액으로 봐서는 일을 한 기간이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데 기간이나 금액적으로만 본다면 원칙적으로 구속수사가 진행되고 실형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불구속으로 수사가 진행되었다는 것은 초기에 수사협조가 어느 정도 있었고, 수사기관에서도 귀하의 상황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실형의 선고는 수사기관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것과는 다르므로 이미 기소가 된 상황이니 혐의를 인정한다면 합의가 없이 실형 선고를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러한 경제범죄의 경우 판사님의 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보통 전액 변제를 최우선으로 두는 판사님이 많습니다. 전체적으로 합의를 한다 하더라도 변제금액이 피해 원금과 큰 차이가 있다면 실형을 선고하는 판사님도 있고, 합의 자체에 중점을 두는 판사님도 있습니다. 일부 피해금을 전액으로 변제하여 합의를 해도 피해자 전원과 합의가 되지 않으면 실형을 선고하는 판사님도 있으니 이러한 점 역시 재판부의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 전원과 일부 금액으로라도 합의할 의지를 보여준다면 집행유예도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최대한 높은 실형은 피해야 하므로 실제로 피해자들과 조율하여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만큼은 합의를 진행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일단은 합의에 대한 문의를 주셨기에 혐의를 인정하여 선처를 호소하는 방향으로 답변을 드렸습니다만, 증거기록을 보고 무죄를 주장할 여지가 있다면 무죄를 주장하여 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범죄임을 인식할 수 있었던 시기가 언제였는지 역시 중요하므로 재판부에 처음부터 범죄임을 알고 한 것이 아님을 충분히 변론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귀하의 경우 피해금액이 워낙 크고, 피해자가 많아 합의에 난항이 예상되므로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보시길 권유합니다. 더 궁금하신 사항은 유선 및 방문을 통해 문의하시면 도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