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송금책이라네요

보이스피싱 송금책이라네요.

 

코로나 때문에 사업을 접었습니다. 기술 같은 것도 없어서 그저 운전이라도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배달직으로 이력서를 올렸습니다. 아르바이트 구하는 사이트 여러 곳에 이력서를 올려두고 배달 아르바이트를 찾고 있는데 제 이력서를 보고 전화 주셨더라고요. 일단 추심업체고 고객들 만나 완납증명서 전달해주고 수금하는 일이라고 해서 급여를 물었더니 일이 쉽지 않다 보니 그만두는 사람이 많아서 건 바이 건으로 수당을 지급한다고 하더라고요. 당장 돈도 필요하고 해서 저는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곳처럼 제가 처음에 입금해서 깔고 가는 금액도 없는 데다가 제 차량을 쓰면 기름값이나 감가상각 되는 부분까지 계산해서 그때그때 바로 지급한다니까 딱 좋더라고요. 

 

자기 차량을 끌고 가면 일단 갈 때 주유비로 10만 원 입금해주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택시비나 버스비를 입금해주는 식인 것 같았습니다. 저는 지금 시기에 그냥 제 차를 끌고 가는 게 맞는 것 같아 주유비 선입금으로 받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수당은 수금 금액에 0.7 프로 주고 일을 잘해서 수금이 잘되면 보너스를 주는데 10건 이상시마다 몇 프로 더 지급하는 거로 보너스를 준다고 하더라고요. 운전하는 일이 힘들어서 사람들이 관두는 거 때문에 잘 챙겨준다고 하니 저로선 너무나 잘된 일이었습니다.

 

전화준 사람이 바로 내일부터 일할수 있냐고 물어봐서 그렇다고 했고 주민등록증을 요구해서 보내줬습니다. 개인정보 때문에 뒷자리도 가려서 보내라고 하더라고요. 사실 뒷자리 가리는 거 보고 더 믿음이 갔습니다. 텔레그램을 자기네 회사용 메신저로 쓴다길래 깔았고 불법 아니고 합법적으로 추심하는 업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군요.

 

좀 이상한 건 출근을 인쇄되는 피시방으로 하라고 하였는데 수금업무라도 복장은 딱 떨어져야 한다며 정장 입고 서류가방 들고 나오라고 하더라고요. 피시방에 정장 입고 가는 게 좀 창피하긴 했지만 나는 아르바이트지만 수금할 때 돈을 주는 사람들은 나를 아르바이트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더군요. 그래서 그렇게 하고 갔더니 문서 하나 주고 인쇄해서 가방에 넣어가라고 해서 넣었고, 내용은 무슨 카드 완납증명서였어요. 인쇄하고 나가려는데 수금업무 취소되어서 좀 대기하라고 해서 하루 종일 피시방에서 대기했어요. 거의 여섯 시쯤 미안하다며 10만 원 보내주시더라고요. 

 

그리고 그다음 날 또 피시방으로 출근해서 출근복장 찍어주고 하루 종일 하염없이 대기했네요. 팀장님이 사비로 계속 돈을 챙겨주시더라고요. 일이 없는데 나오게 했다고. 그날은 어차피 집 근처 피시방이니 괜찮다 금액만 내주셔라 했는데 금액도 내주시고 10만 원도 보내주셨어요. 너무 감사하다고 하고 다음날 또 피시방으로 가있을까요? 했더니 이번엔 위치를 주시더라고요. 9시까지 가라고 해서 빠르게 준비하고 갔는데.. 주소를 잘 못주셨다고.. 다른 주소를 주셨습니다. 도착했더니 어디로 가면 누가 있을 거라고 인상착의 알려주시고 누구 팀장 부탁으로 왔다고 이름 말하고 돈 받으면 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돈을 받아서 입금하려는데 무통장으로 입금하려면 하루에 보낼 수 있는 금액이 정해져 있고 한 번에 들어오면 세금 문제도 처리하기 힘드니 나눠서 입금해라며 주민번호를 주었습니다. 거기서 일비로 오늘은 20만 원을 빼고 알려주는 주민번호로 입금을 하라고 해서 백만 원씩 9번 입금했고요. 회사 통장으로 입금했습니다. 회사 직원들 주민번호라서 캡처 같은 건 하지 말라고 해서 알았다 하고 입금 다하고 나니 고생했다고 하셔서 퇴근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날은 피시방에서 오전은 대기하고 점심 먹으라 그래서 점심 먹고 오후에 주소를 보내주는데 다른 지역이라 기름값이랑 톨게이트 비용을 미리 보내주시더라고요.  그리고 또 돈을 받아서 일비 빼고 입금하고, 그다음 날은 아예 일비 뺄 때 주유비랑 톨게이트 점심 다 합쳐서 빼고 입금하라고 해서 또 그렇게 입금했습니다. 며칠 일하고 보니 일비로 빼는 금액이 처음 말한 금액이랑은 조금 다른 거 같고 첨에는 주유비라며 선입금하는 식이었는데 수금할 돈에서 빼가라는 것도 좀 이상한 것 같고 그래서 돈을 받으며 말을 걸어 봤습니다.

 

혹시 보이스피싱 같은 건 아닌가 싶어 몇 명 말 걸어 봤는데 사기당하는 사람 같진 않아서 너무 예민했나 싶어 며칠 더 일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마지막 사람을 만나고 생각이 바뀌어 경찰서에 자수했습니다. 목소리도 심하게 떨리고 뭔가 들었던 내용이랑 좀 다른 거 같아서 이상해서 몇 마디 더 하려고 했는데 약간 뭔가 숨기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영 이상해서 혹시 이거 보이스피싱 아니냐 뭐 때문에 돈 주는 거냐고 했더니 그 사람도 아차 싶었는지 돈을 다시 받더라고요. 수금이 좀  오래 걸려서 그런지 팀장한테 전화가 왔고 저는 그 사람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저도 너무 떨려서 돈을 그 사람한테 돌려주고 다시 전화 오면 받지 말라 하고 경찰서에 신고를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대화 내역을 다 캡처해두었어요. 전화통화도 녹음했는데 경찰서에서는 신고 접수된 게 없으니 기다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너무 무섭고 떨립니다. 제가 이제까지 보낸 돈들이 다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이라고 생각하니 금액도 너무 크고, 사업에 망하고 아르바이트라고 구한 것이 이렇게 되니 제가 너무 한심하고.. 세상 살기 싫어집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자수해도 조사도 제대로 못 받아서 그 길로 변호사 사무실에 들려 상담받아봤는데 금액이 크고.. 생각보다 꽤 일을 해서 구속될 거 같다는 말만 하시고 보니까 보이스피싱 사건도 해본 적 없으신 분 같더라고요. 저 같은 사람 있냐고 하니 관련된 사건도 보여주지 못하셔서 찾다가 이렇게 인터넷으로 먼저 상담을 요청해봅니다. 대부분 구속되는 것 같지만.. 그래도 제가 혹시 구속되지 않을 가능성은 전혀 없을까요? 집행유예도 좋습니다. 벌금도 좋고요. 무혐의가 나온다면 더 좋겠지만 어려운 거 알고 있습니다. 구속이라도 막고 싶습니다. 제 가족들은.. 저 때문에 제대로 웃지도 못하고 쪼들려 사는데.. 가장이 되어서는 이런 일에 또 사기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구속되면 진짜 저희 가족 다 거리로 나와야 해요. 도와주세요.

 

 

안녕하세요. 변호사 최염입니다.

 

질의 내용 잘 살펴보았습니다. 보이스피싱 송금책 혹은 전달책으로 이용된 것이 맞고 다행히 초기 대처는 빠르게 잘하신 것 같습니다.

 

이제 신고된 후의 일만 잘 대처한다면 구속되지 않을 방안을 마련하여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정확히 얼마나 일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며칠, 혹은 일주에서 이주일 내 일어난 일이라면 고의가 있었던 것이 아닌 범죄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 피해자와 대화를 나눈 후 자수를 하려고 했던 점이 일단 혐의가 없다는 것을 주장하기에 나쁘지 않고, 중간에 보이스피싱임을 의심했던 부분이 마음에 걸리긴 하나 의심하고 얼마 되지 않아 마지막 피해자를 만나 자수한 것이라면 이점 또한 혐의가 없다는 것을 주장하기에 나쁘지 않은 상황입니다.

 

다만 일을 한 날짜의 기준이 어느 정도인지 딱 정해져 있지 않은 점, 피해금액이 많고 어떠한 대면 없이 타인에게 큰 금액을 수금하게 시킨 점, 수금을 한 금액에서 경비 및 일비를 지급한 점 등 미필적 고의라고 받아들여질 만한 부분도 상당하여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도 상당합니다. 

 

보이스피싱임을 인지한 후 일을 그만둔 점을 부각해 그들과 나눈 대화 내용 및 녹취자료 등을 제출하며 법리적으로 혐의가 없음을 입증할 수 있도록 의견을 개진해야 하며 보통 귀하와 동일한 행위를 한 사람들은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 범죄단체가입 및 활동의 혐의가 함께 적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범이 아니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자수를 하려 했다는 점이 그나마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니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자수를 하는 식으로 초기대응을 한다면 조금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유무죄 판단은 인터넷상 질의 내용만으로 하기엔 어렵고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보이스피싱 조직과 나눈 대화 내용을 직접 확인해보아야 조금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아직 피의자 특정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 시간이 조금 걸린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피해자들은 이미 어느 정도 신고가 이루어지고 피의자 특정하는 과정에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빠르게 준비하여두는 것이 좋습니다. 변호사를 선임할 생각이 있으시다면 빠르게 사무실에 방문하여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말씀하신 것처럼 보이스피싱 사건을 많이 한 사무실에 방문하는 것이 아무래도 자신의 사건과 비교해가며 사건을 파악하기 쉽습니다. 방문하여주시면 비슷한 사례들을 보며 상담 가능하니 생각해보시고 연락 주세요.

 

저의 답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길 바라며 더 궁금하신 사항은 유선 및 방문을 통해 문의하여 주시면 도움드리겠습니다.